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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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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인 말투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내뱉어지는 대사만큼이나 리더기에 꽂힌 카드를 빼고, 맥주 4캔이 담긴 봉투와 따로 올려진 담배를 집어 드는 제 행동도 자연스러웠다. 문득 이 조건반사적인 행동이 의식이 되자 다물어진 입에서 약한 바람이 새어 나왔다. 그제야 핸드폰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 얼굴에 수고하세요. 인사를 남기고 편의점 밖을 빠져나왔다.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루틴 업무를 처리하고, 매뉴얼대로 민원인을 상대하고, 때 되면 사람을 피해 나가 점심을 먹고, 이어서 또 업무, 민원인 상대 그리고 퇴근. 빚도 갚고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던 인생은 소름 돋을 정도로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목표가 사라져 왠지 모를 권태감마저 몰려왔다.

지겨웠다.

 

“지금 퇴근하세요?”

옆집 남자였다. 매일 복도에 나와 난간에 기대어 밖을 내려다보던 남자가, 어느 순간부터 복도를 지나갈 때 한마디씩 말을 걸어왔다. 일련의 사건들 이후로 특별히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았던 사람에게는 그 행동이 불편하기만 했다.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그를 지나쳐 도어락 덮개를 올리고 비밀번호를 누른다.

띠, 띠, 하나둘 번호 키가 눌리며 내는 소리에 어긋나게 탁, 탁, 신경을 잡아끄는 소리가 더해졌다. 소리를 따라 몸을 돌리며 손을 멈추자, 중간에 끊겨버린 비밀번호 입력에 도어락에서 작게 경고음이 울렸다. 성냥갑에 연신 성냥개비를 긁는 것에 집중하던 옆집 남자가 그 소리에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한다.

그새 성공했는지, 들어 올린 손에 쥐어진 성냥에는 불이 붙어 있었다. 은은한 호선을 그린 입술에 아슬하게 물린 담배가 눈에 들어왔다.

“음. 성냥개비로 불을 붙이면 다른 맛이 나는데. 혹시 알아요?”

 

아, 역시 불편하다.

대꾸 없이 뒤돌아 다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완전히 닫히는 순간까지 따라붙는 시선 또한 한없이 불편했다.

 

*

 

그러니까, 하나도 다를 것 없는 똑같은 하루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까지는 그랬다. 한 층에 여섯 세대가 있는 복도형 아파트지만, 생활 패턴이 다른지 생각보다 사람을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늘 조용했던 복도에서 들리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낯설었다. 이 시간에는 항상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던 옆집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 사시던 분 잘 아십니까?”

경찰로 보이는 사람이 물었고,

“…아니요. 그냥, 얼굴 정도만.”

류건우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으이구,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렇다니까. 서로 관심이 없어. 아니, 어떻게 옆집에 사람이 죽었는데 일주일씩이나 그걸 몰라?”

“네……?”

오지랖 넓은 아주머니가 대화를 가로채고 끼어들었다. 곧이어 중얼거리는 말이 집값이 어쩌고, 냄새가 저쩌고 하는 걸 보니 해당 세대의 집주인인 것 같았다. 훅 들어온 말에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무슨 일이래요? 혼자 사는… 유서… 안타까워라. 수군거리는 말들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저, 집에 좀….”

“아, 네네. 이쪽으로 지나가시죠.”

사람들을 막고 있던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거둬 길을 내주었다. 왜 느끼지 못했지, 싶을 정도로 심한 악취가 코를 자극했다. 열린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걸었다.

분명 어제저녁에도 복도에서 그를 마주쳤다. 어제는 무슨 질문을 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쾅. 문이 닫히고 소란스러운 소리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이어 다른 소음이 채워진다. 집에 들어왔을 때 느껴지는 고요함이 싫어 종일 틀어 두었던 TV에서는, 늘어나는 청년 고독사 문제에 대해 떠드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류건우는 집 안으로 들어서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서서 그 소리를 들었다.

 

일주일 넘게 한숨도 자지 못했다. 잠을 자면 이름도 모르는 그 남자가 꿈속에 찾아왔다. 그는 제가 복도를 지날 때 벽을 타고 기어 올라오기도 했고, 집의 벽을 뚫고 나타나기도 했으며, 직장에 민원인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살려달라고, 나 좀 구해달라고… 외롭다고. 그렇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악몽에 잠을 이루지 못한 피로는 계속해서 쌓였다.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시간이 많아졌다.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결재를 올리는 문서에 실수가 생겼다. 기계처럼 상대하던 별거 아닌 민원들이 숨이 막힐 정도로 버거웠다. 결국 입사 이래 처음으로 병가를 사용했다. 건우 씨가 웬일이래. 의아함이 담긴 눈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매일 들르던 편의점을 지나쳐 작은 구멍가게로 향했다. 여기엔 있을 것 같은데.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에 밀려 거의 찾는 손님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듯 아무렇게나 진열된 생필품 코너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물건 몇 개를 뒤적거려 원하는 것을 발견한 손이 잠시 멈칫했으나, 곧 그것을 집어 들었다.

옆집 현관문 주변으로 깨끗하게 떼지지 못하고 남아있던 폴리스라인 스티커 조각들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싼값에 들어오기로 했다던가. 괜히 찜찜해서 넋을 기린다고 했던가. 오지랖 넓고 제법 시끄러운 사람이었다.

류건우는 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대로 등지고 남자가 그랬던 것처럼 난간에 기대어 섰다.

그는 매일 이 자리에 서서 무엇을 보았을까. 그네와 미끄럼틀 하나가 전부인 작은 놀이터의 어린아이들, 한편에 마련된 분리수거장의 주민들, 조금 더 멀리 단지 내 조성된 산책로의 작은 동물들. 그리고……, 따라가던 시선을 반대로 돌려 다시 차근차근 돌아내려오면, 가장 가까운 곳에 닿는 시선. 아파트 입구 바로 앞 작은 벤치의 한 남자.

집에 올라오기 전 연신 담배를 태우며 맥주 한두 캔을 비우던, 류건우.

 

속이 답답해졌다. 손에 쥔 성냥갑에 성냥 한 개비를 비벼 마찰을 일으키자 화르르- 금세 불이 붙었다. 입에 문 담배에 가져다 대고 깊게 빨아들인다.

매일 자신을 내려다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던 것일까. X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데? 따져 묻고 싶었다. 시답잖게 건네던 말들에 말을 얹었다면 그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류건우는 마지막 성냥에 불을 붙이며, 그가 내뱉던 짧은 문장들이 사실 제 하루의 끝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사실은 자신이 굉장히 외로운 상태였다는 것 또한 인정했다. 은연중에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마음을 나눈 적도 없는데, 혼자 남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두려웠다.

 

다른 맛이 난다던 담배는 잠깐 성냥 타는 냄새가 스쳤을 뿐,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

 

“너, 이름이 뭐냐.”

“음? 초면에 왜 반말이실까.”

“초면 아니거든.”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어깨를 으쓱하며 작게 웃었다. 여느 때와 같이 복도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한 번도 마주친 적 없었던 옆집 남자가 제 옆으로 다가와 섰다. 담배를 꺼내 물고 쳐다보길래, 불을 붙여줬더니 다짜고짜 반말을. 자신보다 반 뼘쯤 작은 남자는 다소 예의가 없었지만, 거슬린다기보다는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신재현이요.”

“신재현…. 나는 박문대다.”

 

말해준 이름을 한번 곱씹고 이어서 본인 이름을 말하는데, 아, 이거 괜히 좀 간질간질.

 

“아무튼. 너보다 나이 많으니까, 앞으로도 그냥 말 편하게 한다.”

언제 봤다고. 웃기는 사람이다.

 

*

 

앞으로도, 라고 한 말이 진심이었는지 박문대와 신재현은 그 첫 만남 이후로 매일 함께 담타를 가졌다. 따로 약속한 시각도 없었고, 많은 대화도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여섯 번째 만났을 때 박문대는 까만 머리를 밝게 물들이고 나타났다. 잘 어울리네요. 머리끝을 만지작거리는 신재현의 손이 간지러웠다. 괜히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아 살짝 몸을 뒤로 뺐다. 머쓱했는지 안 해본 것들도 좀 해보고 살려고, 라고 덧붙였던가. 그는 이렇게 한 번씩 꼭 여러 번 살아본 사람처럼 말했다.

열 번째 만났을 때 박문대는 뜬금없이 개 이야기를 했다. 매일 산책하는 개들을 빤히 보길래, 강아지를 키워 볼 생각 없냐고. 신재현은 고개만 갸웃하고 대답이 없더니, 저 멀리 뛰어가는 노란 개 한 마리를 보면서 ‘문대 씨 머리색 같네요.’ 같은 말이나 했다.

열네 번째 만났을 때 신재현은 까만 정장을 입고 있었다. 담배 냄새 사이로 희미한 향냄새가 스쳤다. 박문대는 별말 없이 옆에 서서 연기만 내뱉었다. 상황에 맞는지 모르겠지만, 새삼 잘 생겼다는 생각은 했다. 힐끔거리는 시선을 느꼈는지 신재현이 정적을 깼다.

“궁금해요?”

“아니.”

“시선이 뜨겁길래.”

“잘 생겨서 좀 봤다.”

박문대는 굳이 숨기지 않았고,

“하하, 재밌네요.”

신재현이 낮게 웃었다.

 

열여덟 번의 만남이 꼬박 이루어졌고, 생각보다 빠르게 가까운 관계가 됐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은 걱정을 덜었는데……,

19일째. 같은 시간.

신재현이 나타나지 않았다.

 

*⠀⠀*⠀⠀*

 

눈을 떴다. 오랜만에 긴 시간 잠을 잔 것 같은데, 개운함보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띵- 울리는 작은 소리가 어색했다. 언제 진동이 풀렸지. 머리맡을 대충 뒤척여 핸드폰을 찾아 확인한 문자의 수신자는 벨소리만큼이나 낯설었다.

[점장님] 문대 씨, 그동안 고생 많았어.

 

문대 씨? 밖에서 술을 마신 기억이 없는데. 어디서 누구 거랑 바뀐 거지. 찝찝한 생각으로 일어나 앉아 주변을 둘러봐도 제집이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진 위화감에 다시 한번 찬찬히 방을 둘러본 류건우는 이상한 점이 무엇인지 금방 눈치챘다.

‘여름이다.’

제 마지막 기억은 제법 쌀쌀한 날씨였으니까, 최소 3-4개월의 시간은 지났다. 또는 더 많은 시간이 지났나? 그것도 아니면.

다시 핸드폰 캘린더를 열어 날짜를 확인한 류건우는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꿈을 꾸는 중인가. 아니면 그동안 일어난 일이 꿈인가? 하지만 6개월 전으로 돌아간 날짜는 놀라운 일에 속하지도 못했다.

언뜻 화면에 비친 얼굴이 제 얼굴이 아니었다. 화장실 거울에 뚜렷하게 비치는 모습도, 핸드폰의 문자 내용도, 지갑 속의 신분증도 전부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몇 시간을 검색하고 고민해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기이한 현상의 이유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 옆집 남자의 모습을 마주한 순간, 다시 찾아온 두통 끝에 제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떠올랐다.

 

아, 결국 저 사람의 선택과 같은 선택을 했다. 끊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남았던 문장이 있었다.

……그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

 

그뒤로 신재현은 몇 번이나 죽었다. 박문대는 목격자가 되기도 했고, 이전처럼 방치자가 되기도 했다. 겨우 잠에 들었다가 깨어나면 다시 그가 살아있던 때로 되돌아왔다.

그의 죽음은 보통 열흘을 넘기지 않고 찾아왔다. 어떻게 막을 수 있지. 여러 회차를 실패했고, 짧은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가까워지는 것. 매일 그에게 말을 걸어 보는 것. 신재현이 그랬듯이.

열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후로는 매일이 긴장상태였고, 그렇게 성공했다.

강제로 따고 들어간 신재현의 집은 제집과 다를 것이 없이 썰렁했다. 쉽게 찾은 신재현을 둘러업고 간 병원에서는 다행히 늦지 않았다고 했다.

아, 살았다. 드디어 살렸는데.

“왜 살렸어요?”

처음 보는 신재현의 싸늘한 표정이었다.

 

*

 

35일. 스물한 번째 만남이었다. 싸늘했던 그날의 신재현은 다시 평온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눈을 한번 마주치고 박문대는 다시 조금 전까지 집중하던 것으로 고개를 돌렸다.

 

“성냥불로 붙여 봤냐.”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네요.”

손동작 한 번에 작지만 확실한 발화음을 내며 불꽃이 밝게 피어올랐다. 박문대가 깊게 빨아들여 불을 붙이고 내민 담배 개비를, 신재현은 별말 없이 받아들었다.

“네가 알려줬는데.”

또. 박문대는 또 예전에 자신을 알았던 것처럼 굴었다. 2주 전 제집에 들어와 저를 살리면서도,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알기라도 했던 양.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이상 어물쩍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재밌어요?”

“뭐가.”

“그딴 식으로 말하는 거. 내가 모르는 게 뭐예요. 우리 언제 만났었나요? 내가 무슨 사고라도 당했었나요? 뭐 잊고 사는 기억이라도 있는 거냐고.”

“그런 거 없어.”

박문대는 갑작스러운 발진에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언젠가 신재현이 이런 질문을 할 것을 예상했었던 것처럼. 그게 또 마음에 들지 않아 신재현이 입을 다물고 박문대를 노려봤다.

 

“네가 물었지. 왜 살렸냐고.”

“…….”

“널 살리려고 왔으니까.”

“그게 무슨…”

미친놈이라고 해도 좋은데, 로 시작한 이야기는 미리 깐 서론에 맞게 제법 비현실적인 내용이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았던 삶을 살았고, 그 인생에 발을 들이민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죽음이 우울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고, 그래서 버티지 못했던 것 같았고, 눈을 떠 보니 과거로-그것도 매일 만났던 편의점 알바생의 몸으로- 돌아왔고, 다시 그 사람을 만났고, 그때부터 끝없이 죽음과 삶이 반복되었다고.

네가 죽으면 다시 돌아왔어. 이유는 아마도…, 나는 네가 살기를 바랐기 때문에.

박문대가 잠시 숨을 골랐다. 여러 번 재시작을 하면서도 제가 이렇게 된 이유도, 신재현의 우울의 이유도 여전히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니까.

 

“그러니까, 살자. 같이 버텨보자고. 혼자보다는 낫지 않겠냐.”

 

남 일 얘기하듯 간결한 문장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짧게 끝났다. 신재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박문대는 그저 기다렸다.

 

“원래 이름은 뭐였어요?”

“……!”

“음?”

“…, 류건우.”

“고생이 많았겠네요. 류건우 씨.”

“믿는 거냐.”

“네.”

아, 이게 끝인 건가. 이걸로 된 건가.

 

“누군가가 내가 살기를 바란다는 거, 그거 꽤 괜찮은 기분이네. 고마워요.”

이어진 말에 박문대는 울컥하기까지 했다.

 

*⠀⠀*⠀⠀*

 

류건우는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건우 씨, 얼굴이 좋아졌네. 회사 사람들의 인사가 거북하지 않았다. 점심은 팀 사람과 함께 했다. 퇴근 시간 근처에 신재현에게서 문자가 왔다. 편의점에 들르는 대신 마트에 들러 저녁 장을 봤다. 류건우의 집 거실에는 2인용 식탁이 생겼다. 잘 버텨낸 하루 끝에 꽤 기대되는 저녁이었다.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왕-!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 끝에서 처음 보는 노란 인절미 덩어리가 꼬리를 흔들면서 뛰어온다. 류건우가 본능적으로 몸을 낮추고 자신에게 치대는 개를 붙잡아 얼굴과 목을 쓰다듬었다.

 

“데려왔어요. 이름은 콩.”

어느새 다가온 신재현이 말했고,

“이름 한번 잘 지었네.”

류건우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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